도시에서 어두운 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밤하늘의 별이 가려진 것도 있지만 요즘 시대엔 한밤중까지도 밝은 조명 때문이기도 합니다. 24시간 동안 불을 밝히는 도시 환경의 밝은 인공조명들이 우리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 문제가 숨어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빛공해는 단순히 밤하늘의 별이 보이지 않고 어둡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생태적, 건강적, 경제적인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빛 공해가 가져다주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빛공해란 무엇일까?
- 빛 공해란 과도하게 비추는 인공조명으로 자연의 밤을 훼손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네온사인이 가득한 거리나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의 밝은 조명, 집 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빛 등으로, 이런 불필요한 빛은 자연환경은 물론 인간의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는 자연광보다 강하고 지속적인 인공조명 때문에 밤하늘이 인위적으로 밝아져 별과 같은 천체를 관찰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현상을 스카이 글로(Sky glw)라고도 부릅니다. 이는 단순히 별이 보이지 않는 시각적인 문제를 넘어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도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2 빛공해의 피해
1) 생태계 교란
- 빛공해는 특히 야행성 동물들의 활동에 큰 영향을 줍니다. 밝은 인공조명은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들의 활동에 방해가 됩니다. 이들의 생체 리듬을 파괴시켜 생태계를 교란시켜 번식이나 먹이 사냥 등 야행성 동물들의 필수적인 활동에 피해를 줍니다. 예컨대, 해안가의 조명에 이끌려 새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날아가기도 하고 거북이들은 번식지를 찾지 못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또한 여름밤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등 여러 생물들의 스트레스의 요인이 됩니다.
- 밝은 인공조명 때문에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해 야행성 동물들이 낮에 활동하고 주행성 동물들이 밤에 활동하는 생태계 교란이 발생합니다.
- 과도한 인공조명을 식물들에게도 독이 됩니다. 식물들도 밤과 낮을 구분하지 못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단일성 식물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벼나 콩, 참깨, 들깨 등이 단일성 식물입니다. 이들은 야간의 빛 때문에 화성유도가 지연되는 현상으로 생장 기간이 길어지고 개화가 늦어져 수확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조사 결과 야간의 인공조명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지역의 쌀 수확량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합니다.
2) 사람들의 건강 문제
- 야간의 과도한 빛의 노출로 인해 수면 장애를 유발하여 생체리듬을 망가뜨립니다. 수면장애는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불안감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삶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심지어 항산화 물질 생산이 중단되어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과 같이 일부 암 발병률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3) 천문 관측의 어려움
- 빛공해로 밝아진 밤 하늘 때문에 천문학자들이 밤하늘을 제대로 관측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도시 근처에서는 별 이나 행성 등을 관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고 일반인들 또한 밤하늘의 별을 구경하기가 어렵습니다.
4) 낭비되는 에너지
- 필요 이상의 과도한 빛은 내는 인공조명은 에너지를 낭비시킵니다. 전기 비용과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빛 공해 또한 환경 파괴를 가속화하는데 큰 요인으로 보입니다.
#2 빛 공해의 주요 원인
1) 인구의 밀집
- 우리나라는 땅이 좁으며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특성이 있습니다. 대도시에 몰리는 인구밀도가 높으니 자연적으로 조명시설도 몰리게 되면서 밤하늘의 별을 보기가 힘든 나라가 되었습니다. G20 국가 중 우리나라는 과도한 인공조명에 노출되는 국토 면적의 비율로 봤을 때 89.4%를 차지하여 2위에 올랐습니다.
2) 야간 활동의 증가
- 쇼핑과 관광 등의 문화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생활패턴 또한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야간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야간 조명 사용도 함께 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상권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서는 야간의 조명과 간판으로 경쟁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도시의 밤 문화가 발달하여 저녁과 심야 시간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상권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과도한 조명을 사용하다 보니 결국 빛공해의 원인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3) 대기오염
- 대기 오염 물질로 인해 산란광이 발생하여 피해를 입습니다. 산란광이란 옥외에 설치된 인공조명에서 나오는 빛이 대기오염 물질과 부딪혀 산란에 의해 빛의 진행 방향이 바뀌는 현상입니다. 이로 인해 밤하늘이 밝아지기도 합니다.
#3 빛공해 감소를 위한 해결 방안
1) 효율적으로 조명 설계하기
- 조명 설계를 변화시켜 빛공해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조명의 방향을 불빛이 필요 없는 하늘로 향하도록 하지 않고 필요한 방향으로만 비추도록 설계합니다. 또한 불필요한 빛의 낭비를 줄이도록 스마트 조명 시스템을 도입하여 조명기의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합니다.
2) 효율적인 에너지 조명 사용
-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형광등이나 백열등을 대신하여 LED 조명과 같은 에너지 효율성이 좋은 조명을 사용하여 빛공해를 감소시킵니다. LED 조명의 경우 특정 파장의 빛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자연광에 가까운 조명을 구현할 수 있어 전력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특장점이 있습니다.
3) 어두운 하늘 보호 지역 설정
- 전 세계적으로 어두운 하늘 보호 구역을 설정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두운 하늘 보호 구역은 불필요한 조명의 엄격한 규제를 통해 자연 상태의 밤하늘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호 구역을 설정함에 따라 천문학적 관측과 연구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4) 대중들의 인식 제고
- 불필요한 조명은 꺼두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빛공해가 환경과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널리 알리고 이를 줄이기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활성화시켜 빛공해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5) 빛공해 방지 종합 계획
- 정부는 2024년~2028년까지 제3차 빛공해방지 종합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에 따라 건강한 빛환경 조성을 위해 수립하는 국가의 기본계획입니다. 이는 5년마다 수립하고 실행이 되는데 제3차 빛공해방지 종합 계획에서는 현장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으로 빛공해 방지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고 빛공해 방지에 대한 기술 개발과 좋은 빛 문화로 편안한 빛 환경 속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한다고 합니다.
<<빛공해 방지에 대한 전략>>
① 건강한 빛환경 조성
- 시각적으로 불편함이 반영된 빛공해 체감도를 기준으로 조명을 관리하는 것을 추진합니다.
- 사회적인 보안이나 관광 등 조명 용도에 따른 합리적인 밝기의 기준을 마련합니다.
- 빛공해의 피해를 입은 농작물의 피해 배상 기준을 정비합니다.
② 선제적이고 효율적인 빛공해 관리의 체계 마련
- 지자체의 옥외 조명에 대한 사전 심사 제도를 확대 실행합니다.
- 선제적인 빛공해 민원에 대응하기 위한 고속 감시 체계를 구축합니다.
③ 민간과 지자체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빛환경 정책 추진
- 빛공해 저감 기술을 입찰하고 조달하는 것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합니다.
- 지역사회의 참여로 이루어진 빛공해 문제 해결 시범사업을 추진합니다.
④ 좋은 빛 문화 정착
- 다양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합니다.
- 생태관광과 지역 행사를 연계하여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합니다.
#4 마치며
빛공해 또한 사람들의 편리를 위해 생겨난 심각한 환경오염의 문제입니다. 우리들의 편리함을 생태계, 인간의 건강, 에너지 자원과 맞바꾼 셈입니다. 한적한 시골에서 취미 삼아 농장을 가꾸고 있는 아버지 밭에 한 번씩 놀러 가면 밤이 되면 셀 수도 없이 많은 별이 금방이라도 쏟아내릴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그 많던 별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도시생활을 하다 보니 그런 별들을 구경하기가 힘이 들어졌고 이제는 그냥 당연스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는 무지하게도 그저 대기오염이 원인이라 생각했었는데 빛공해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 일인지는 인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이 나의 어린 시절처럼 밤하늘의 별을 언제 어디서든지 볼 수 있도록 밤의 조명을 최소화하고 에너지의 낭비를 줄이는 작은 습관부터 들여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